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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장면 구성이라고 하면 미장센을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 미장센은 좁게는 무대 배치에서 시작해 프레임 속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것으로 확장됩니다. 그런데 영상은 프레임 하나로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영상의 구도는 사진의 구도와 다르게 움직임과 편집을 고려한 구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면 구성에서 장면은 프레임이 아닙니다. 시공간의 개념을 갖고 있는 scene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시간 구성을 몽타주라고 합니다. 몽타주는 프랑스어로 '조립'이란 의미로 영화에서 숏을 연결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화에서 숏은 신이라는 시공간을 구성해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화 연출은 신의 구성인 장면 구성이고 이는 미장센이 될 수도 있고 몽타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시공간은 하나의 숏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여러 개의 숏으로 구성될 수도 있습니다. 미장센과 몽타주는 결국 영화의 시공간을 구성하는 연출 방법으로 하나의 동일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지만 편의상 미장센을 숏 자체의 공간 구성, 몽타주를 숏들의 시간 구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물의 움직임
장면을 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카메라를 고정하고 연극 무대를 찍은 것처럼 삼각대에 올려두고 구도를 잡아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시청자는 연극 관객처럼 영상의 내용을 선택해서 보게 될 것입니다. 이는 세부적인 것보다 전체적인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한 소재에 어울립니다.
카메라가 고정된 영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극 무대의 배우처럼 관객에게 다가오는 움직임을 통해 풀숏이나 바스트숏, 클로즈업숏을 자연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장면 구성 방식은 연극 무대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에는 세트와 소품을 잘 구성하는 미장센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무대의 주인공인 인물의 연기가 중요합니다. 매력적인 움직임과 제스처로 시청자를 매료시켜야 합니다.
카메라의 움직임
이동 화면 역시 끊지 않은 하나의 숏으로 장면 구성을 하는 방식이지만 카메라 자체가 움직이며 다양한 숏을 보여 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한 번에 롱테이크로 촬영을 끝내는 것으로 중간에 컷 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고 움직임을 완벽하게 컨트롤해야 합니다. 안무나 연주, 블로킹 등의 동작이 카메라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사전에 완벽한 계획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영화처럼 역동적인 모습을 만들고 싶다면 짐벌을 이용해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샘 멘데스 감독은 영화 '1917'에서 모든 신을 마치 하나의 숏으로 찍은 것처럼 연출을 했습니다. 그리고 '버드맨' 같은 사실주의 영화에서 곤잘레스 감독은 많은 롱테이크를 보여줬습니다. 실제 끊지 않고 촬영한 것이 아니라 컷을 숨겨서 하나의 연속되는 숏으로 인위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마스터숏
마스터숏은 신 전체를 다 보여주면서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내용을 설정하는 숏입니다. 개별숏은 전체 신의 부분이 되는 숏으로 설정숏 안에 다양한 개별숏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클로즈업숏, 바스트 숏, 손 클로즈업, 얼굴 클로즈업 등이 있습니다. 개별숏은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디테일하게 보여 주는 것입니다. 만약 디테일한 숏을 보여주지 않고 설정숏만 보여주게 되면 시청자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청자가 멀리서 관조하듯 보는 것이 아닌 가까이 가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자세하게 적극적으로 보는 경험을 주기 위해 마스터숏과 개별숏을 조화롭게 배열하는 장면 구성을 마스터숏이라고 합니다. 영화나 방송에서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촬영하고 편집하고 있습니다.
역동적으로 촬영하기 위해서는 싱글 카메라 시스템으로 찍는 것이 좋습니다. 카메라 한대로 촬영하면서 다양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반복해서 촬영하는 것입니다. 설정숏으로 전체를 촬영하고 한 번 더 반복할 때 카메라가 다가가 타이트한 숏을 촬영합니다. 두 번만 반복해서 찍어도 다양한 숏들로 편집할 수가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대화숏에서도 전체를 다 찍은 후 배우가 느낌을 살려서 반복해 연기하는 것을 바스트숏이나 클로즈업숏으로 촬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점진적 노출하기
마스터숏 원칙과 반대되는 방식이 점진적 노출입니다. 전체숏을 처음에 보여 주지 않고 부분숏만 보여 주다가 궁금증을 자극한 후에 마지막에 설정숏을 보여 주거나 줌, 달리, 팬 등의 카메라 움직임으로 피사체를 천천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목적은 궁금증 유발입니다. 궁금증의 정도가 높으면 서스펜스가 됩니다.
공포영화에서 주인공을 따라오는 악당을 한 번에 보여주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러한 원리입니다. 개별적인 것들을 부분적으로 보여 주면서 관객이 적극적으로 추리하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관객이 서스펜스 자체를 즐기는 영화에서 보통 쓰이고 있습니다. 점진적 노출은 귀납적 방식으로 다양한 근거를 알려 주다가 결론을 알려 줍니다. 스토리텔링에 조금 더 잘 어울리는 장점이 있지만 결론을 너무 길게 끌어가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듬과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궁금증과 관심을 적절하게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중 변각
설정숏이 없는 부분들만 보여 주는 신의 구성이 있습니다. 보통 유튜브의 요리 채널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굳이 방 전체와 사람의 얼굴을 보여 주는 설정숏을 촬영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 얼굴이나 몸 전체가 나올 필요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리 채널의 경우 재료나 조리 방법, 완성된 요리의 모습만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부분들만 촬영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라는 영화를 떠올려 봅시다. 샤워 신은 전체숏으로 촬영하기 불가능했습니다. 히치코 감독은 신을 작게 파편적으로 쪼개어 촬영을 하고 편집해서 실감 난 신을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은 결국 눈속임입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앵글과 사이즈의 숏들을 배열하는 편집을 다중변각이라고 합니다.
교차 편집
평행구조는 서로 다른 신들이 평행으로 병치되는 교차 편집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탐색, 추적, 구출 등 시퀀스를 위해 많이 사용됩니다. 평행구조에서는 동시에 일어나는 여러 공간들의 이야기를 교차하는 교차 편집과 다른 시간대에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교차하는 평행 변집이 있습니다. 보통 평행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지막에 하나로 합쳐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차 편집은 추격전처럼 동시에 벌어지는 다른 공간을 보여줄 때 많이 사용을 합니다. 연출자가 시간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어 감독의 연출력을 잘 드러내는 편집 방식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에서 과거 기택 집과 현재의 연교의 차 안을 교차시키면서 기택 가족이 문광을 박사장 집에서 내쫓는 작전을 평행 편집으로 짧게 압축해 긴장감 있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