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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시나리오 작업 방식은 모두 다릅니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곧바로 시나리오 골격을 만들 수 있고 골격을 만든 후에 살을 붙이듯 시나리오를 쓸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취향의 문제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나리오 초고를 쓰기 전 기초 작업을 많이 하게 됩니다. 생각을 한번 정리하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초 작업 없이 처음부터 초고를 쓸 수도 있지만 만약 전체적인 구조를 바꾸면 오랫동안 힘들게 썼던 대사나 지문들을 대부분 다시 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고를 수정하기보다는 트리트먼트나 스텝아웃라인을 수정하는 것이 훨씬 빠릅니다.
처음부터 초고를 쓴다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초고를 쓰기 전에 시놉시스에서 이야기 전체 그림을 그리고 트리트먼트나 스텝아웃라인에서 골격을 만들어 충분히 수정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그러면 초고를 빠르게 쓸 수 있습니다.
로그라인
- 형태: 한 문장의 줄거리
- 목적: 주제 설정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을 로그라인이라고 합니다. 로그라인은 미국 할리우드의 제작다르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소개할 때 먼저 들려주는 한 문장의 줄거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로그라인이 좋으면 계속 긴 줄거리를 듣고 안 좋으면 안 듣겠다는 제작의 태도가 느껴지는 말입니다. 제작자에게 잘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로그라인을 쓰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정리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로그라인에는 결점을 가진 주인공과 그의 목표, 주요 사건, 장애물, 적대자, 조력자, 목표 성취 여부 등이 들어가면 거의 완벽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장편영화에 어울리는 로그라인입니다. 단편영화의 로그라인은 조금 더 간단할 수 있습니다.
시놉시스
- 형태: 영화의 짧은 요약
- 목적: 영화의 소개
시놉시스는 전체 줄거리와 함께 기획의도, 주제, 특기사항 등 자신의 영화를 짧게 소개하는 내용을 넣으면 됩니다. 영화제 팸플릿에 실려 있는 시놉시스는 스포일링 하지 않기 위해 스토리의 결과를 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획안용 시놉시스는 투자자에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결과를 숨기면 안 됩니다.
등장인물 일대기
- 형태: 등장인물의 배경 이야기
- 목적: 생생한 캐릭터 창조
작가가 생생한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인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등장인물의 일대기는 주인공이 어디서 태어났으며 가족은 누구고 학교는 어디를 졸업했는지 등 영화 속 이야기가 시작되기 바로 전까지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쓰는 것입니다. 등장인물 일대기는 영화 이야기의 배경 이야기가 됩니다.
배경 이야기는 사실상 영화 속에 나오지 않아도 관계가 없습니다. 작가만 알고 있는 백스토리일지라도 그 백스토리는 캐릭터의 일관성을 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그리고 상투적인 캐릭터가 아닌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개팅에서 상대방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듯이 자신의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는 것입니다. 관객이 이야기 속 인물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작가 스스로가 먼저 그 인물의 삶에 마음이 움직여야 합니다.
트리트먼트
- 형태: 이야기 전체 내용과 각 에피소드들을 일반 문장 형식으로 쓴 글
- 목적: 투자 유치
시놉시스에서 줄거리가 정리가 되고 등장인물에 대해 캐릭터가 명확해지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써보도록 합니다. 친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듯이 글을 쓰면 됩니다. 트린트먼트는 시놉시스보다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감정 흐름이 잘 나타나 있어 흥미롭게 들려야 합니다. 트리트먼트에는 특별한 포맷이 필요 없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문장 형식으로 책처럼 작성하면 됩니다.
글 자체는 내면을 묘사하는 소설처럼 관념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글은 머릿속에서 영화가 그려질 만큼 시각적이어야 합니다. 트리트먼트는 사실상 타인에게 보여 주는 글입니다. 어떻게 보면 트리트먼트는 시나리오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트리트먼트를 보기 때문입니다.
스텝아웃라인
- 형태: 이야기를 신별로 정리
- 목적: 플롯의 결정
트리트먼트를 신으로 구분하여 좀 더 자세하게 쓰는 것이 스텝아웃라인입니다. 신 안에 모든 등장인물의 행동들을 객관적으로 묘사해야 합니다. 대사는 쓸 필요가 없습니다. 대사까지 쓰게 되면 사실상 시나리오가 될 것입니다.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이야기를 어떤 신들로 구성하고 그 신들을 어떤 순서로 진행시킬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것을 정하기까지 다양한 신을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극적으로 구성할 수 있을지 신들의 순서를 이리저리 바꿔 볼 수 있습니다.
스텝아웃라인은 타인에게 보여 주는 글이라기보다 작가 스스로 극적 구성의 작업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만약 대사가 들어가는 초고에서 신들을 넣고 빼는 작업을 하면 스텝아웃라인 작업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들게 됩니다. 스텝아웃라인에서 이야기의 세부적인 신까지 결정이 되면 이제 드디어 대사를 쓸 차례입니다.
초고
초고를 쓴다는 것은 스텝아웃라인의 내용을 시나리오 포맷에 맞추어 작성하면서 대사를 결정하는 작업입니다. 많은 수정을 통해 이야기의 뼈대가 스텝아웃라인으로 확실해졌다면 초고를 빨리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초고에는 장면 헤드라인과 지문, 대사, 괄호 안 지문이 기본적으로 포맷에 맞게 들어가야 합니다.
지문에 특별한 카메라 움직임을 간단하게 설명을 할 수는 있지만 숏의 크기나 구체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조명 등은 쓰지 않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이후 연출자가 작성하는 스토리보드에 들어갈 내용입니다.
개발
초고가 나오면 이제 개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혼자서 열심히 초고를 썼다면 이제부터는 개발 팀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작가 혼자서 고쳐 쓸 수도 있지만 남의 경험과 생각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적으로 시나리오 회의를 하면서 시나리오를 고쳐 나갑니다. 만약 스토리가 제대로 진전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작가가 바통을 받아서 쓸 수 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 개발은 그래서 공동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최종 원고가 나오면 이제 시나리오는 연출자에게 넘어갑니다. 연출자는 완고를 작가와 협의를 하며 수정하면서 모든 신에 번호를 넣은 촬영본을 만듭니다.